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?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(Thomas Nagel)은 논문 『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』에서 다른 생물이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결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. 인간에게는 없는 반향정위(반사된 음파를 분석해 방향을 정하는 것)의 능력이 박쥐에게 있고, 인간이 그러한 박쥐의 느낌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.
『새의 감각』의 저자 팀 버케드(Tim Birkhead)는 이러한 관점에 동의하면서도, 자신은 생물학자로서 더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 말한다. 실제로 학자들은 해부와 관찰, 행동 실험 등을 통해 다른 생물의 감각 체계를 연구해 왔고, 인간은 다른 생명체의 느낌을 추측할 수 있게 되었다.
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? 불가능과 함께 상상해 보는 일, 추측에서 더 나아가 창작하는 일이 아닐까? 다른 존재의 감각을 인간의 감각으로 완벽히 번역해 낼 수는 없다. 그래도, 우리는 최대한 닮은 모양을 찾아 즐겁게 비틀거릴 것이다.